Written April 6, 2024

미국 동부 시간 12월 7일 13시, 나는 내 마지막(?) 겨울방학을 보내기 위해 한국 갈 비행기를 탔다. 물론,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다시 학업에 입문하게 되면은 아니겠지만… 이번 생에는 그런 일은 없을 것 같기에 이번 겨울방학 만큼은 제대로 즐겨보자라는 생각으로 방학 계획을 아주 제대로 짜놨다. 그리고 그 시작은 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동경에 가는 것이었다 🇯🇵.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서 인천은 약 16시간 걸린다. 그런데, 비행 초반에 2시간 정도 자고 그 외에는 한 숨도 못 잤다. 원래 비행기에서 잠을 잘 못 자지만, 이렇게 못 잘줄은 몰랐다. 인천에 저녁 6시쯤에 도착해서 바로 8시 정도에 동경행 비행기를 타고 여행도 해야되는데, 조금 걱정이 됐다 😟

어찌저찌해서, 인천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약간 부모님 만날 생각과 친구들과 여행 갈 생각에 약간 여행자의 아드레날린(?) 같은게 솟구쳐서 빨리 짐을 찾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다행히도,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대한항공 모닝캄 회원이 되어 있어서 짐도 빨리 찾고 부모님한테 빨리 갈 수 있었다. 원래 같았으면, 아니, 원래 같았으면 부모님과 바로 집에 갔을텐데, 이번에는 사정이 있어서 부모님이 내 짐 일부만 가져가고 나는 친구들과 여행을 바로 하게 되었다 😲

잠깐의 재회 후에 나는 일요일날 돌아오겠다는 말과 함께 종우를 만나러 갔다 (준영이는 이미 공항 라운지에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도 오랜만에 오고, 부모님도 만나고, 친구도 만날 생각에 막 흥분되어있던 와중에, 내가 많이 피곤하다는 걸 깨달은 게 있었다. 동경행 비행기를 대한항공으로 예매를 해서 제2터미널로 갔어야 했는데, 내가 대한항공에서 내렸으면서 아빠한테 제2터미널을 막 데려달라고 했었다. 그렇게 정신도 제대로 못 차린 채 종우를 보안검색대 밖에서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준영이를 만나러 갔다.

처음에 여행 계획을 했을 때 비행 출발 시간을 여유롭게 잡아서 셋이서 대한항공 라운지에 가서 밥도 먹고 얘기하면서 여행을 시작했다. 친구들과 이런 식으로 여행을 시작한 건 처음이어서 나름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생각보다 밥도 괜찮았고 우리들만의 공간이 있어서 좋았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벌써 비행기 탈 시간이 됐다. 셋이 나란히 앉아서 동경에서 뭐 할지 작전회의 하는거 마냥 브리핑을 했다 🤣 한창 이야기 꽃을 피고 있던 와중에, 오랜만에 가까운 거리를 대한항공에서 타서 그런지, 기내식이 나올 줄을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나는 보통 기내식을 안 먹긴 하는데, 하나만 받아서 다 같이 나눠 먹어보자고 해서 먹었는데, 나름 솔솔한 재미였다. 뭔가 진짜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났다.

생각을 해보니, 가장 최근에 일본에 온 것도 얘네들과 함께 왔었다. 6년전에는 정우, 종훈이, 그리고 지홍이까지 다 같이 오사카에 🤭 갔었는데 벌써 그렇게 오래됐다는 게 실감이 안 났다.

16시간에 비하면 매우 짧은 2시간 정도의 비행 끝에 동경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를 하는데, 생각보다 조금 놀랐다. 코로나와 함께 올림픽 때문에 조금 더 최신화(?)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시스템이 너무 구식이어서 놀랐다. 그리고 입국심사가 너무 오래 걸려서 “대체 왜?”라는 의문이 조금 들었다. 기억상 무슨 기계 앞에서 뭘 했어야 했는데, 기계가 2-3대 밖에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한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을 공항에서 허비한 후 😢 택시를 타고 신주쿠로 향했다. 숙소 예약할 때 무슨 포인트가 있어서 그 쪽에 예약을 했는데, 도착해서 봤을 때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다. 원래는 준영이랑 둘이 올 생각으로 예약을 해서 엑스트라 베드를 요청했는데, 방에 안내해주신 직원분이 우리와 함께 방에 들어와서 준비하시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고 계속 방에 있어야 해서 기다렸는데, 그냥 나가 있는게 양쪽한테 좋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 하마타면 첫날 밤을 기다리다가 끝낼 뻔 했다… 그렇게 나가겠다고 하자 돌아오면 준비가 될 거라고 직원분께서 얘기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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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부랴부랴 호텔을 나와 숙소에서 5분 거리 정도에 있던 오모이데 요코쵸에 가서 한 잔 할려고 갔다. 물론 시간이 많이 늦긴 했지만 (1시 정도?) 금요일 밤이라 활성화되어 있을 줄 알았던 관광거리가 반은 닫혀있고 열려있던 가게들 마저 다른 사람들이 이미 몇 시간째 놀고 있어서 이 곳은 포기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우리는 빠르게 카부키쵸로 눈을 돌려 거기에 있는 선술집을 하나 갔다 🍶. 이것저것 시켰는데, 오랜만에 일본 와서 꼬치와 술을 마셨다는 생각이 너무 좋아서 즐겁게 먹었다 (사실 맛은… 그렇게 기억이 남지 않는다). 어느 새 먹다보니 2-3시쯤돼서 또 부랴부랴 내일을 위해서 숙소에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