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8, 2024

어젯밤 어떻게 잠 들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맥주와 주전부리 먹다가 그대로 뻗어버린 것 같다 🤣 오늘은 후쿠오카의 마지막 날, 한 동안 다시 못 올 일본의 마지막 날이다. 동경에서 가고 감명 받은 곳이 있는데, 바로 teamLabs Planet 전시(?) 박물관(?)이다. 후쿠오카에도 하나 있다고 해서 안 가볼 수가 없었다. 마침 후쿠오카 타워 주변이라 해서 아침도 먹고, 타워도 보고 진시까지 보는 완벽한 아침 일정을 이행하기로 했다.

달달한 라떼. 가게 내부만 세련된 옛날 풍이지 맛은 전혀 옛날스럽지 않고 좋았다

달달한 라떼. 가게 내부만 세련된 옛날 풍이지 맛은 전혀 옛날스럽지 않고 좋았다

짐을 맡기고 30분 정도 버스를 타니 후쿠오카 타워 주변에 있는 경기장 앞에서 내렸다. 그렇게 타워를 향하는 길에 꽤나 괜찮아 보이는 패밀리 레스토랑(?) 다이너(?)가 있어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했다. 코메다 커피라는 곳이었는데, 딱 그 옛날 경양식, 캔모아 느낌이 나서 너무 좋았다. 잠도 깨고 얘기도 하면서 즐겁게 아침을 먹었다.

나는 수플레 비슷한 핫케이크를 시켰고 동환이는 예상 의외로 치킨을 시켜 먹었다 🤣 처음에는 무슨 아침 댓바람부터 치킨을 먹나 싶었지만 한 입 얻어먹어보니 아침부터 튀김은 너무나도 맛있었다 💯

해장 아닌 해장을 하고선 오늘의 하아라이트 중 하나인 후쿠오카 타워를 갔다. 나는 이미 저번에 왔을 때 올라간 적이 있어서 올라갈 생각은 없었다. 다행히 동환이도 별로 올라가고 싶어하지 않아서 (날씨가 흐렸던 것도 영향이 있었을 듯…) 기념 사진 하나 찍고 바로 그 앞에 있는 모모치 해변으로 갔다.

여긴 타워와 함께 셀카 찍을 수 있는 거치대가 있다.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랐다

여긴 타워와 함께 셀카 찍을 수 있는 거치대가 있다.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랐다

모모치 해변을 쭈욱 걸으면서 동환이가 배워왔다는 포즈로 사진을 찍어봤다. 뒤뚱뒤뚱 제자리 걸음을 하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하길래 해봤는데, 나는 생각보다 잘 안됐던 것 같다 🙈

나름 자연스럽게 나온 동환. 마치 걸어가는 것 같다

나름 자연스럽게 나온 동환. 마치 걸어가는 것 같다

정체불명의 스텝을 밟는 조민호씨

정체불명의 스텝을 밟는 조민호씨

모모치 해변에서 다소 어이없는 추억(?)을 만들고 teamLabs Planet을 갔다. 처음에 입구 찾느라 조금 헤맸는데 (건물 4층인가 5층에 있고 외관에 전혀 광고가 없었다) 다행히 사람이 몰리기 전에 들어갔다.

처음으로 체함한 건 포켓몬 고와 같이 AR로 동물들을 잡는 것이었다. 핸드폰에 어플을 다운받아서 사방에서 튀어나오는 동물들을 그물을 이용해서 잡으면 나만의 도감에 등록되는데, 현실 세계에 비춰지는 동물들을 핸드폰을 이용해서 잡는 게 정말 신기하고 역시 teamLabs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 연출도 엄청 화려하고 조명도 신비로운 느낌을 많이 살려서 꽤나 즐거웠다. 다만 동물이 너무 많아서 도감을 다 채울려면 한참 걸릴 거란 생각이 들었다 😅

마치 전자 동물원에 간 듯한 느낌이었다. 호랑이, 기린, 코뿔소 등 별의별 동물들이 등장했었다. 그 중에 나는 기린의 연출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마리오 카트 맵 중에 버섯을 밟고 가는 코스가 있다. 마치 그 느낌이었다.

마리오 카트 맵 중에 버섯을 밟고 가는 코스가 있다. 마치 그 느낌이었다.

살아있는 듯이 연출된 기린.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

살아있는 듯이 연출된 기린.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

동물들을 뒤로 한 채로 간 곳은 사방이 반구로 덮여져있던 방이었다. 반구들이 말랑말랑해서 약간 거대 버섯을 밟는 느낌이었다. 색깔 따라 가는 재미가 있었다 (마치 신호등에서 하얀색 선만 밟고 가는 듯한).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관이 있어서 꽤 즐거웠다. 마치 놀이터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멍 때리기 좋았던 조명 화려한 방

멍 때리기 좋았던 조명 화려한 방

그 다음 이어져 있던 곳은 바닥이 굴곡진 방이었는데, 여기서 둘이 앉아서 연출과 사람들을 봤는데 꽤 재밌었다. 무지개색 순으로 조명이 바뀌면서 마치 바닥도 휘어지는 느낌이 났다. 여기 사진을 잘 보면 한 가운데에 삼각형 형태의 터널이 하나 있다. 거기를 통과하면 동경의 teamLabs Planet과 같이 형형색색의 공들이 있는 거울방으로 안내해준다. 이 방을 다시 보는 순간 이 공의 방은 아무래도 teamLabs Planet의 대표 작품인듯 싶었다.

이 터널에서 사진 엄청 찍었던 걸로 기억한다. 마치 만화경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연출이었다

이 터널에서 사진 엄청 찍었던 걸로 기억한다. 마치 만화경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연출이었다

역시나 좋았던 공의(?) 방.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역시나 좋았던 공의(?) 방.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즐겁게 전시관들을 즐긴 후에 정말 마지막 일정인 점심을 먹으러 향했다. 어차피 짐도 호텔에서 픽업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해서 숙소 근처에 있는 맛집을 정해놨었다. 무려 저번 일본 여행 때도 먹지 못한 돈까스 집이었다. 사실 전 날에 술 먹으면서 부랴부랴 찾아놓은 곳인데, 타베로그와 구글 평점이 높아 도전해보기로 했다.

teamLab은 정말 너무 재밌다. 또 있으면 가고 싶다

teamLab은 정말 너무 재밌다. 또 있으면 가고 싶다

생각보다 긴 줄에 동환이는 한번 더 돈키호테에 들렸다가 온 다 했고 나는 줄을 섰다. 한 20분 정도 기다린 끝에 먼저 들어갔고 동환이가 돌아오고서 주문을 하게 됐다. 다른 곳들은 모르겠지만 이 곳은 주문이 들어가는 동시에 조리를 한다고 해서 주문 후에 음식이 나오기까지 30-40분이 걸린다고 나름의(?) 경고를 이곳 저곳에 많이 써놨었다. 설마 돈까스가 그렇게 걸릴까 했지만 진짜 그래서 조금 놀랐다. 그래도 맛과 가격 모두 너무 만족스러워서 맛있게 마지막 끼니를 해결했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되는 돈까스. 항간에 의하면 살짝 핏기가 있는 게 맛있다고 한다. 꽤나 느끼해서 7/10 주겠다.

주문과 동시에 조리되는 돈까스. 항간에 의하면 살짝 핏기가 있는 게 맛있다고 한다. 꽤나 느끼해서 7/10 주겠다.

엄마한테 카스테라와 치즈 케이크 부탁을 받아서 시내 빵집에서 사가지고 갈려했는데 못 찾아서 어떻게 하지 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공항에서 딱 그 카스테라와 치즈 케이크를 아주 작정을 하고 파는 부분이 있어서 가족, 친구들, 동환이한테 줄 빵들 몇 개 사고 게이트로 갔다.

아직도 기억나는 일화 중 하나인데, 게이트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갑자기 어떤 여성분이 대뜸 한국말로 10엔 짜리 동전 좀 있냐고 해서 어차피 안 쓸 돈 100엔 짜리 드렸는데, 뭔가 그 물어봤을 때의 느낌이 술집에서 친구들이랑 했던 내기에서 져서 물어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조금 웃겨갖고 그냥 잔돈 가지라고 했는데 (이건 미국에서 살아서 생긴 버릇인듯 함…) 나중에 나랑 동환이 앉아있는 곳에 오셔서 나머지 잔돈 주셨다 (동전 쓰러 다시 일본 와야지 🤣). 그냥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다소 어이없는 일화다.

이걸로 올해 일본 여행은 끝이다. 마타네 니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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