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6, 2024

어제 온천을 하고 나서 잤던 탓인지 아주 오랜만에 푹 잤다는 느낌이 났다. 다행히 료칸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 시간에 딱 맞춰 일어나서 바로 식당으로 달려가서 아침을 먹었다. 저녁처럼 방에서 먹을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먹는 것도 꽤나 좋았다. 다소 난해한(?) 조합의 음식들을 먹었는데, 어제 저녁에 비해선 다소 아쉬웠다 (물론 맛이 없었다는 건 아니다; 그저 오렌지 쥬스와 밥이 같이 잘 어울리나 식의 문제였다 🤣)

진뜩한 간장(?), 된장(?)에 버무려진 아게도후 같았다. 흰쌀밥이랑 꽤나 잘 어울렸다

진뜩한 간장(?), 된장(?)에 버무려진 아게도후 같았다. 흰쌀밥이랑 꽤나 잘 어울렸다

아침을 다 먹은 후엔 체크아웃 시간까지 개인 온천을 즐기다 갔다. 너무 여유로워서 나가기 싫었지만 11시가 되자 우린 어쩔 수 없이 나갔다 🥲

깔끔하게 차려진 아침상. 오렌지 쥬스는 흠…?

깔끔하게 차려진 아침상. 오렌지 쥬스는 흠…?

일본 아침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연어구이

일본 아침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연어구이

쿠로카와 마을 풍경. 경찰서 있는 게 신기해서 찍어봤다

쿠로카와 마을 풍경. 경찰서 있는 게 신기해서 찍어봤다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갈 버스가 오후 2시여서 시간이 꽤 있었다. 처음에는 온천 패스를 사용해서 다른 온천 3곳을 갈까 했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할 것 같아서 마을을 좀 더 둘러보고 온천은 하나만 더 가보기로 결정했다. 다른 온천을 3곳이나 갔었다가는 그냥 옷만 벗다가 끝날 판이었다 🙈

마을을 산책하며 어디 온천이 좋을까 하다가 아침을 먹고 즐긴 온천 때문인지 다른 온천들 말고 식당 메뉴들에 눈이 갔다. 버스가 어차피 오후 2시여서 점심은 이 곳에서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먹어보고 싶은 메뉴가 있어서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사진이라도 찍어놓을걸…) 동네 할머니께서 운영하시는 작은 가게에 들어갔다.

총 6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가게였다. 다행히 바에 자리가 있어서 둘이 구석 자리에 앉아서 바로 술을 시켰다 🍶

손님 맞이해주는 쿠로몬

손님 맞이해주는 쿠로몬

우리가 온 뒤로 사람이 북적여서 (점심 시간 되기 바로 전에 잘 들어와서 그랬던 것 같다), 손님들 돌려보내는 할머님 눈치 아닌 눈치가 보여서 더 시키진 않고 나갔다. 그 다음에는 소화도 시킬겸 마지막 온천을 하기 전에 마을의 끝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나름 경사진 길도 걷고 돌계단들을 밟으며 15분 정도 걸었는데, 동네에서 꽤나 유명하나 카페가 하나 나타났다 (물론 애초에 동네에 카페가 많은 것도 아니지만)

일본에서의 낮술. 움-마

일본에서의 낮술. 움-마

뜨뜻한 방에서 즐겼던 귤

뜨뜻한 방에서 즐겼던 귤

카페 주인분께서 주신 네코 쿠-키

카페 주인분께서 주신 네코 쿠-키

우리가 남들보다 조금 더 하루를 시작했는지, 카페에도 사람이 없었다. 덕분에 주인분께서 귤이랑 쿠키로 챙겨주시면서 본인 여행 얘기와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온다는 얘기를 나눴다. 정말 시골 분위기 제대로 나는 카페였다. 귤을 까먹는데 약간 코다츠 속에 들어가서 귤 까먹는 느낌이 났다. 덕분에 너무 좋은 시간 보내고 우리 마지막 온천을 즐기로 갔다.

안타깝게도 사진은 없지만 우리가 갔던 곳은 다리 건너면 나오는 곳이었다. 외부 온천, 동굴(?) 온천도 있었는데, 동굴 온천은 충격적이게도 여성탕이랑 연결되어 있었다. 물론 넘어갈 수 있는 건 아니고 서로 동굴이 뚫려있어서 소리랑 온천 물을 같이 사용하는 구조였다. 한 시간 가량 즐긴 후에 푹 익은 상태로 우리는 후쿠오카로 돌아갈 버스를 타러 갔다.

마타네, 쿠로카와!

마타네, 쿠로카와!

료칸에서 1시 45분쯤 버스 정류장에 우리 짐을 가지고 온다고 했는데, 50분인가 55분까지 안 와서 갑자기 초조해졌다. 다행히 버스가 오기 전에 오셔서 무사히 짐을 가지고 버스를 탔다. 3시간 정도 달린 후에 원래 텐진에서 내려야했어야 했는데, 둘다 속이 너무 안 좋아서 하카타에서 급하게 내렸다.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체크인까지 하고 잠깐 쉬었다 😌

저녁에 다시 나와 여행의 마지막 저녁을 먹기 전에 속을 달랠 생각으로 이치란 라멘 본점에서 라면 한 그릇씩 비워줬다. 진한 라멘의 맛은 아니었지만 가끔은 이런 전형적인 맛도 맛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 나름의 저녁 프리게임이었다.

꽤나 감동적인 후쿠오카 일루미네이션

꽤나 감동적인 후쿠오카 일루미네이션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가기에는 그래서, 강 한 편에서 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 길을 산책하며 갔다. 이 일루미네이션 하나는 일본이 정말 잘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동네 일루미네이션을 많이 봤었는데, 이렇게 화려하게 한 곳은 일본밖에 못 본 것 같다.

야키니꾸 집을 지키는 정승(?)

야키니꾸 집을 지키는 정승(?)

지글지글 구워지는 지방

지글지글 구워지는 지방

일루미네이션을 만끽하고 오늘의 2번째 저녁, 야키니꾸 집에 도착했다. 지방끼 많은 고기를 뒤집으며 다음에 뭐 먹을지 고민했다 😃 여기 타레가 꽤나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마지막 끼니로 잿방어인가 어떤 종류의 방어를 동환이가 먹자고 해서 엄청 찾아다녔는데, 일요일 밤인지라 전부 예약이 있거나 가게가 이미 문을 닫은 후였다 (9시가 넘는 시간이니 이해는 됐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마감 30분전인 이자카야 하나에 갔는데 거기에 방어무침은 있어서 먹게됐다. 살짝 기대에 못 미치는 맛이었지만…! 그래도 마무리하기에는 꽤나 괜찮았다.

참기름? 아부라? 방어 무침

참기름? 아부라? 방어 무침

이름 모를 회 모둠…

이름 모를 회 모둠…

무려 세 번의 식사 후에도 마지막 밤은 그냥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호텔에서 마무리하기 전에 편의점에 들려서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사갖다. 정말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먹방이었다… 이번 후쿠오카 여행은 진정 먹으러 온 여행이였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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